
1. 사랑이 사람을 바꾸는 이야기 감상평이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통해 한 남자가 ‘사람’이 되어가는 성장 드라마다. 단지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로맨스를 넘어서, 그 사랑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변화하게 만든다는 메시지가 진하게 담겨 있다. 태일은 처음에 호정에게 다가갈 때조차 그것이 진심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그저 호기심일 수도 있었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한 욕망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이 진짜 사랑이 되어가면서, 그는 처음으로 자신을 내려놓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바꾸려 노력한다.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그 변화가 결코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태일은 수없이 서툰 선택을 하고, 잘못을 저지르며,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기도 한다. 하지..

1. 영화 연출과 연기「해바라기」의 연출은 격정적인 사건들을 다루면서도 조용하고 절제된 톤을 유지한다. 강석범 감독은 이 영화에서 ‘과잉’ 대신 ‘침묵’을 선택한다. 보통의 액션 드라마가 관객을 자극적인 장면으로 몰아붙이는 반면, 이 영화는 한 인간의 내면에 차곡차곡 쌓이는 감정의 응축을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초반부, 태식이 꽃을 돌보고 요리를 배우고 마을 사람들과 웃으며 교류하는 장면들은 매우 일상적이고 잔잔하다. 카메라는 태식을 멀찍이서 바라보듯 담으며 그의 삶을 관조적으로 그린다. 조명은 따뜻하고 자연광에 가까우며, 음악도 절제되어 있어 관객은 오히려 현실과 흡사한 무음 속에서 인물의 감정을 더 생생히 느끼게 된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진다. 카메라는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1. 영화 [원 데이] 속 이야기영화는 1988년 7월 15일, 에든버러 대학 졸업식 날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낯익은 여름 햇살 아래, 엠마 모리(앤 해서웨이)와 덱스터 메이휴(짐 스터게스)는 서로에게 그날 처음 마음을 연다. 엠마는 이상주의적이며 진중한 성격의 문학도이고, 덱스터는 매력적이고 인기가 많은 자유로운 성격의 청년이다. 성격은 달라도 두 사람 사이엔 어떤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연인이 되기보다는 친구로 남기로 하고, 그날 밤을 끝으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기로 한다.이후 영화는 매년 같은 날짜인 7월 15일 만을 조명한다. 매년의 7월 15일을 통해, 관람객은 덱스터와 엠마의 삶을 조금씩 들여다 보게 된다. 그들의 관계는 조금씩 변화하고, 느끼는 감정은 점점 깊어진다. 때..

1. 화면 너머 마주한 불편한 진실흔히 말하는 댓글 아르바이트라는 단어는 이제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무심코 작성한 댓글이 한 사람의 죽음으로도 몰고 가는 뉴스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비대면으로 화면 너머 글 쓰는 이들에게는 아무렇지 않게 작성되고 더 나아가 집단으로 몰고 가 권력이 되고 칼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현실이고 불편한 진실이다. 한 편의 영화지만 너무도 사실적이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영화가 아니라 뉴스를 보는 느낌이었다. 조금만 연출을 바꾸면 뉴스로 보도해도 믿을법한 이야기를 픽션영화로 다룬 이야기 같다. 때문에 영화를 본 후 더 큰 충격을 주었다. 누구나 공공 또는 사적 매체들을 접하다 보면 글로 표현된 것들은 우리에게 사실적, 진실이라는 맹목적 믿음을 갖고 보게 된다...

1. 사소한 감정까지 길어 올리는 연출과 연기영화「어바웃 타임」은 로맨스 판타지라는 장르를 가지고 있음에도, 놀라울 만큼 현실적이고 따뜻한 분위기를 지닌다.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시간 여행이라는 비현실적인 소재를 통해 삶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그 연출의 방식은 화려하지 않다. 오히려 모든 장면이 일상의 연장선처럼 담담하고 소박하게 그려진다. 카메라는 특별한 순간보다 평범한 순간을 더 오래 머문다. 햇살이 드는 창가, 아이와 뛰어노는 공원, 함께 걷는 길거리. 그 속에서 말보다 더 많은 감정이 흘러나온다.특히 영화의 후반부로 갈수록 시간을 되돌리는 장면은 점점 줄어든다. 이것은 감독이 관객에게 '이제는 시간 여행이라는 장치 없이도 삶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의도처럼 느껴진다. 서사의 흐름 자체..

1. 침묵과 진실의 영화영화 *「우아한 거짓말」*은 열네 살 소녀 천지가 자살한 후 남겨진 가족과 친구들이 그녀의 죽음의 이유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천지는 평범한 중학생이었다. 엄마와 언니, 그리고 작지만 소중한 일상을 누리던 그녀는, 어느 날 아무런 말도 없이 세상을 떠난다. 이 비극은 관객에게 단순히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무엇을 보지 못했는가?"*라는 뼈아픈 반성을 요구한다. 영화는 천지의 자살 이후, 언니 만지와 엄마 현숙이 그녀의 주변을 하나하나 탐색하며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을 따라간다. 처음에는 단순히 ‘가정에서 무언가 문제가 있었나’라는 방향에서 출발하지만, 곧 학교라는 공간에서 있었던 보이지 않는 폭력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왕따, 조롱, 소외, 그리고 가해자들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