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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 데이 한장면
영화 원 데이

1. 영화 [원 데이] 속 이야기

영화는 1988년 7월 15일, 에든버러 대학 졸업식 날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낯익은 여름 햇살 아래, 엠마 모리(앤 해서웨이)와 덱스터 메이휴(짐 스터게스)는 서로에게 그날 처음 마음을 연다. 엠마는 이상주의적이며 진중한 성격의 문학도이고, 덱스터는 매력적이고 인기가 많은 자유로운 성격의 청년이다. 성격은 달라도 두 사람 사이엔 어떤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연인이 되기보다는 친구로 남기로 하고, 그날 밤을 끝으로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기로 한다.

이후 영화는 매년 같은 날짜인 7월 15일 만을 조명한다. 매년의 7월 15일을 통해, 관람객은 덱스터와 엠마의 삶을 조금씩 들여다 보게 된다. 그들의 관계는 조금씩 변화하고, 느끼는 감정은 점점 깊어진다. 때로는 가까워지고, 때로는 멀어지며, 우정과 사랑의 경계에서 미묘하게 흔들리는 관계는 현실적인 감정의 복잡함을 보여준다.

엠마는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지만, 처음엔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반면 덱스터는 빠르게 성공 가도를 달린다. 그는 TV쇼 진행자로 스타가 되고, 화려한 삶을 누리지만, 점점 공허함에 빠져든다. 인기와 부는 그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도덕적 나락으로 그를 끌어내린다. 엠마는 덱스터의 변화를 보며 안타까워하고, 동시에 자신 역시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둘은 각자 다른 사람들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한다. 그러나 그 관계들은 진심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들이 진짜로 마음을 주고 싶은 사람은, 언제나 서로였기 때문이다. 몇 번이고 엇갈리고, 멀어지고, 다시 가까워지기를 반복하던 끝에, 드디어 두 사람은 진심을 확인하고 연인이 된다. 오랜 우정 끝에 찾아온 사랑. 그들은 함께 미래를 설계하며 새로운 시작을 꿈꾼다.

그러나 서로의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러던중, 엠마는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영화는 이 충격적인 전환을 통해 인생의 무상함, 그리고 한 사람의 부재가 남긴 감정의 무게를 절실하게 보여준다. 덱스터는 절망과 슬픔 속에 빠져들지만, 엠마와 함께했던 수많은 7월 15일의 기억을 되새기며 조금씩 자신을 추슬러간다.

시간이 더 흐르고, 덱스터는 엠마가 살던 장소들을 다시 찾아간다. 그들은 함께했던 흔적 속에서 아직도 살아 있는 듯하다. 그는 엠마와 함께했던 첫날, 첫 대화, 첫 순간들을 기억하며 말한다. “그날, 나는 널 사랑했었고, 그 후로도 계속 사랑했어.” 영화는 엠마와 덱스터의 관계가 단지 한 순간의 사랑이 아닌, 삶 전체에 새겨진 감정의 연대기였음을 보여준다.

2. 영화의 깊이를 이야기해준 연출과 연기

영화 *〈원 데이〉*는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시간과 감정의 누적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영화의 독특한 구조—매년 단 하루, 7월 15일 만을 보여주는 방식—는 감독 론 쉐르픽(Rone Scherfig)의 가장 인상적인 연출적 선택이다. 이 설정은 장면 하나하나를 특별하게 만들며, 관객이 인물들의 삶을 직접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훔쳐보는 듯한 감각을 준다. 끊어진 하루들이 모여 전체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은 연출 면에서 도전적이지만, 감정선의 흐름을 매우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 영화는 시간의 흐름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헤어스타일, 의상, 촬영 톤 등의 미묘한 변화로 인물의 나이와 감정 상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인위적인 설명 없이 관객이 상황을 이해하도록 유도한다. 특히 특정 해의 하루 속에서 벌어지는 대사나 행동이 다음 해의 하루에 직접적인 여운을 남기는 방식은 감정의 깊이를 더한다. 이는 연출과 편집의 조화가 빚어낸 성과다.

앤 해서웨이는 엠마 역을 통해 내성적이지만 강단 있는 여성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감정 표현이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단 한 장면만으로도 인물의 내면을 전달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반면 짐 스터게스는 처음엔 철없고 자유분방한 덱스터를 연기하다가 점차 성숙해지는 남성의 과정을 진정성 있게 소화해 낸다. 두 배우의 케미스트리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워, 마치 실제로 수년간 관계를 맺어온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결국 *〈원 데이〉*는 대사보다 표정과 침묵, 시간과 거리로 사랑을 말하는 영화다. 이는 연출의 절제와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가 어우러졌기에 가능했다. 사랑을 이야기하면서도 감정을 강요하지 않는 이 영화는, 바로 그 조용함 속에서 깊은 울림을 남긴다.

영화 [원 데이]는 특별한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현실적인 시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영화는 주인공인 엠마(앤 해서웨이)와 덱스터(짐 스터게스)가 처음 만난 1988년 7월 15일, 대학 졸업식 다음 날을 시작으로, 그 이후 매년 같은 날인 7월 15일의 두 사람을 따라간다. 이들은 친구로 시작하지만, 그 관계는 때로는 멀어지고, 때로는 가까워지며,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간다. 매년 하루, 오직 그 하루만 보여주는 영화의 구조는 매우 독특하면서도 효과적이다.

시간은 흐르지만, 영화는 빠르게 달려가지 않는다. 오히려 멈춰 있는 듯한 하루를 통해, 인물들의 삶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하루는 단지 과거를 되짚는 날이 아니라, 현재를 사는 감정의 기록이 된다. 관객은 엠마와 덱스터의 하루를 통해 두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며, 해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시선과 표정, 거리감을 통해 이들이 얼마나 성장하고, 또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체감하게 된다.

무수한 날 중 단 하루만 보여줌으로써, 영화는 역설적으로 더 많은 시간을 느끼게 한다. 엠마와 덱스터의 삶은 분명 계속되고 있지만, 관객은 마치 사진첩을 넘기듯 해마다의 순간들을 스냅샷으로 들여다보게 되고, 그 작은 조각들이 모여 거대한 인생의 흐름을 만든다. 사랑이란, 결국 함께한 하루하루의 축적임을 이 영화는 조용히 말하고 있다.

3. 이영화를 보고- 하루의 무게, 인생의 깊이

영화 〈원 데이〉를 보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오래도록 먹먹해진다.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매년 단 하루씩만 보여주는 특별한 구성 안에, 시간의 흐름과 감정의 성장, 그리고 삶의 복잡함이 촘촘히 담겨 있다. 우리는 종종 사랑을 드라마틱한 순간으로 기억하지만, 이 영화는 그 반대를 보여준다. 사랑은 아주 사소한 일상 속에 있고, 놓치고 나서야 소중함을 깨닫는 감정임을.

엠마와 덱스터의 관계는 완벽하지 않다. 그들은 자주 어긋나고, 상처를 주고받으며, 사랑하면서도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함이 이 이야기의 진짜 힘이다. 현실의 사랑도 그렇지 않은가. 타이밍이 어긋나기도 하고, 말하지 못한 마음이 후회로 남기도 한다. 그래서 두 사람의 사랑은 영화이면서도, 곧 우리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특히 엠마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예상할 수 없는 인생의 방향을 보여준다. 그녀가 떠난 후에도 덱스터가 그녀를 기억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사랑이란 결국 남는 ‘기억’이자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와 함께한 하루가, 평생을 지탱해 주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오래도록 가슴에 남는다.

영화 원데이는 마음을 증폭시키기보다는 살며시 스며드는 영화다. 보면서 눈물이 난다기보다, 보고 나서 오래 생각하게 되는 작품. 사랑은 말보다 시간이 증명하는 것이고, 그 시간이 비록 짧았더라도 진심이었다면 충분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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